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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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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불복이야기]달랑 비료한번 뿌려놓고 자경농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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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기본관리자 조회: 6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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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각종 농산물을 재배하는 것을 '자경(自耕)'이라고 합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8년 이상 자경한 농지 등을 양도할 경우 양도세를 100%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항은 양도세 관련 조세불복 사건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할 만큼 분쟁 빈도가 높습니다. 그만큼 이 조항의 해석을 놓고 과세관청과 납세자들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농사과정의 온갖 허드렛일은 실경작자인 대리인에게 떠넘겨오다가 농지를 양도할 때만큼은 세금을 감면 받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내세운 A씨의 경우는, 아무리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가 없는 사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나는야 자경농" = A씨는 속된 말로 '부모 덕'을 톡톡히 보면서 살아온 자칭 '자경농민'. 선친으로부터 지난 1996년 수백 평에 달하는 알짜배기 전답(田畓)을 물려받은 그는 지난 2009년 토지가 수용되면서 21억1600만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세금이었는데요. A씨는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짬짬이 농사일을 했고, 양도하기 수 년 전부터는 아예 직장도 그만두고 농사만을 '본업'으로 해온 만큼, 현행 조특법에 따라 양도세 감면은 당연하다고 생각, 관할 세무서에 감면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A씨가 이 논밭을 직접 자경하지 않았다고 판단, 지난해 9월경 6086만원의 양도세를 부과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 국세청 "고작 1년에 비료한번 줘놓고 자경농이라고? = 국세청이 A씨의 감면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세금을 부과하게 된 이유는 바로 A씨가 직접 농사를 지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8년 이상의 보유 기간은 지켰을지언정, 스스로 농사를 지었다는 자경(自耕)요건을 충족치 못했다는 설명인데요.
문제의 발단은 A씨가 받은 '쌀 소득 직불보조금'에서 비롯됐습니다.
국세청 조사결과 농협에서 A씨에게로 입금된 직불보조금이 그대로 농지 실경작자인 B씨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쌀 직불금이 직접 농사를 지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경작자인 B씨의 항의에 움찔(?)했던 A씨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받은 약 300만원의 보조금을 B씨에게 그대로 되돌려 준 것입니다.
또 국세청은 A씨 소유의 토지에서 1년 농사과정 중에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작업인 파종, 모내기 등을 실경작자인 B씨가 전담했고, A씨는 1년에 한 번정도 비료, 농약살포 등 손쉬운 작업에만 참여했다는 동네 이장 등 주변인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게다가 A씨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비료작업까지도 인부를 고용해서 작업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A씨가 자경했다는 것을 인정할수 없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A씨는 고령의 나이를 이유로 인부를 사서 고용할 수밖에 없었던 애로사항을 들며, 농기계 등은 빌렸더라도 직접 작업을 지휘하는 등 본인 노동력의 절반 이상은 농삿일에 '직접'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대법원의 판례상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직접 경작하는 경우 및 농작업의 절반이상을 한 경우에는 해당 농지를 자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단 한푼의 세금도 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A씨는 직접 농사를 지었다고 보기 힘들다" = A씨의 불복청구를 심사한 국세청은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A씨가 농사일 외에 번듯한 '본업'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됐습니다.
주변인들의 증언 및 국세청 과세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A씨는 부동산임대업에 주로 종사했고, 이에 따른 소득도 수 억원이 넘은 만큼 농업보다는 부동산임대업이 사실상 본업이나 다름없다고 국세청은 판단한 것입니다.
또 A씨가 받은 쌀 보전 직불금을 실경작자인 B씨에게 되돌려 준 점, 농자재 구입 증빙 서류도 미비한 점, 이외의 A씨가 제출한 진술서도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은 점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A씨를 자경농민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었습니다.
국세청은 "다른 직업을 겸업해도 자경농민에 해당되지만, 다른 직업에 전념하면서 농업을 간접적으로 경영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자경농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자경 사실에 대한 입증은 납세자 스스로에게 있다"는 대법 판례(92누11893)를 들며 "A씨는 자경농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고심사례 : 심사양도2011-9
2011년05월19일 09시00분 조세일보 / 유엄식 기자 usyoo@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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